군법전문변호사로서 처음 만나는 탈영 사건에서 저는 법리와 현장의 온도차를 가장 먼저 설명합니다. 탈영은 단순한 부재를 넘어서 탈영죄 구성요건과 의도, 지속성, 정당성 여부를 놓고 판단됩니다. 이때 서면 기록과 현장 진술의 불일치는 사건의 무게를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군사 절차는 민간 형사 절차와 달리 지휘계통과 상급자의 판단이 증거 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조사 단계에서 작성되는 문서 한 줄이 재판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저는 의뢰인에게 상호작용하는 조사절차의 흐름을 먼저 설명하고 방어 전략을 설계합니다.

구체적 방어는 증거 수집, 동료 진술 확보, 휴가·근무 기록과 의료기록 확인으로 시작됩니다. 예컨대 휴가 신청서의 제출 시점이나 병가 통지의 기록이 사건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꾼 사례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이런 소소한 자료들이 결국 선택적 방어전략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또 하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심리적 상태와 외부 요인이 법원에서 감경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PTSD, 가정문제, 상급자의 부당한 압박 등은 단순한 핑계가 아니라 입증 가능한 감경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의료진 소견서와 상담 기록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이 승소 가능성을 높입니다.

법정에서의 전략은 기소 전 협상과 기소 후 공판 준비로 나뉩니다. 초기에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면 불기소 또는 약식처분으로 사건을 종결시킬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증거가 부족하면 공판에서의 탄탄한 서술과 법리적 반박이 필요하므로 변호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의뢰인과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현실적인 예측과 신속한 행동입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증거가 소실되고 방어 기회는 줄어듭니다. 탈영 사건은 법리뿐 아니라 조직 문화와 인간적 맥락을 함께 읽어야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이며, 이에 맞춘 준비가 곧 결과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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